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팩토리 - 이슈들
이 글은 제가 NIA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 디지털서비스 이슈리포트 > 2025년 3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본 글 '2025년 AI 현황 보고서 리뷰'를 이곳 브런치에서도 공유합니다.들어가며지난 두 편의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소개에 이어 이번 회에서는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들을 정보통신의 관점에서 몇몇 사례를 들어 이야기 해 보겠다. 아래 내용들은 필자가 함께 하는 인이지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이 제조 공정 관련한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만난 문제들과 이들을 해결하려는 방법들에 대한 내용들이다. 제조 산업에서도 스마트팩토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여러 혁신의 노력들이 모이고 있고, 클라우드를 이용한 기술은 효율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정보통신 업계에서의 노하우들을 다양하게 적용하면서 그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를 이용한 방법을 통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유연성과 확장성 비용 효율성 디지털 전환(DX)의 가속화 이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의미의 IT 시스템 도입과 이전으로 인한 이득과 같은 맥락이지만, 스마트팩토리는 현장의 물리적인 변화와 공정의 특성들을 고려할 때 단순한 IT 시스템 이전과는 다른 추가적인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물리적 한계와 엔트로피 문제 실시간 운영과 신뢰성 문제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 디지털 전환과 문제 해결 가능성 이번 회에서는 이 추가적인 내용들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물리적 한계와 엔트로피 문제기존의 데이터센터 중심의 IT 환경과는 달리, 스마트팩토리는 물리적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다양한 기계적 요소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데, 이는 예상치 못한 물리적 한계와 엔트로피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스마트팩토리는 제조 현장의 특성 상 생산 라인의 변화, 기계 설비의 교체, 센서 추가 등 물리적 변화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 흐름과 시스템 아키텍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클라우드 환경과의 통합을 복잡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새로운 센서를 추가할 때마다 데이터 수집 및 처리 시스템을 재설정해야 하고, 생산 라인 변경 시 데이터 분석 모델을 수정해야 하는 등. 이러한 물리적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시스템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운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또한 스마트팩토리는 다양한 기계와 센서, IT 시스템이 복잡하게 연결된 시스템이다. 전선으로 연결되어 빛의 속도로 연결되는 환경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 어떤 연료를 투입하면, 몇미터 떨어진 곳의 온도가 몇 분 후에 어떻게 변하는 등의 주변의 상황들이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 생기고, 대기의 온도, 습도 등에 따라 예기치 않은 변화들이 생기기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치가 마모되거나 유지보수의 부담이 늘어나는 등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과 유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시스템의 안정성이 저하되고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생산 효율성 저하와 직결된다.실제로 디지털 전환을 도입하려는 많은 제조 현장의 경우 온도와 습도 등의 환경이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서도 오차 없이 사용 가능한 장비들의 사용이 필요하고, 여기에 특히 클라우드 환경을 도입할 경우, 온프레미스 시스템과의 연동, 데이터 동기화, 네트워크 안정성 등 추가적인 유지보수 요소가 발생하는데, 클라우드 도입의 이점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 이들로 인한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후 데이터가 모여서 분석을 하는 경우, 도면이나 공정 같은 현장의 지식이 없이 센서 데이터만으로는 분석의 한계가 생긴다. 시멘트나 철강 등의 공정을 생각한다면 물리적으로 수십 미터 떨어져 있는 데이터들이며, 센서들 사이에 어떤 간섭이 있는지, 바람은 잘 통하는지, 하루에 몇 번씩 청소를 하는지 등의 내용들이 고려되어야 현장의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용해로 시계열 온도 예측 같은 경우, 900도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 850도인 현재 상황에서 용해물질에 어떤 재료를 얼마만큼 넣으면 몇 분 후에 온도가 올라가는지 등 데이터로 모아 놓기에 어려움이 많고, 산업공학, 기계공학, 화학공학 등의 정보들이 도메인 지식들을 익힌 후에 더 나은 분석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실시간 운영과 신뢰성 문제스마트팩토리는 고도의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운영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운영과 시스템의 높은 신뢰성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 환경은 다양한 변수와 복잡성으로 인해 실시간 운영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스마트팩토리는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시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따라서 예기치 않은 시스템 다운타임은 생산 차질, 납기 지연, 고객 신뢰도 하락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제어가 중요한 생산 라인에서는 단 몇 분의 다운타임도 재가동하는 비용을 포함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팩토리는 시스템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다운타임 발생 시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용해로 재시작 재가동 등의 일들은 일반 컴퓨터 재부팅보다 훨씬 더 준비해야 할 게 많으므로 이런 점이 고려가 되어야 한다. 또한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중화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고, 환경에 따라서 데이터 백업, 네트워크 이중화, 서버 이중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스템 장애에 대비해야 한다.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이중화 혹은 다중화 지원이 용이하지만,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네트워크 장비나 실제 서버들의 추가적인 설치와 운영이 필요하다. 온프레미스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운영하는 것은 추가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도입하는 것이기에 이로 인한 위험도 있게 되므로, 실시간 데이터 처리 및 중요 데이터는 온프레미스에 저장하고, 분석 및 장기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많이 고려한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으며, 엣지 컴퓨팅을 활용하여 실시간성이 요구되는 데이터의 경우 추가적인 데이터 이동을 절약함으로써 현장에서 필요한 데이터 처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그림 1. 고가용 시스템 네트워크 구조 예제스마트팩토리는 수많은 스마트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센서는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적이므로,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주변의 환경에 영향을 받기에 유무선 네트워크 장애는 센서 데이터 수집 및 전송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스마트 센서는 민감한 생산 데이터를 수집하므로, 데이터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각각의 센서 혹은 시스템이 노출되는 형태이므로 데이터 암호화, 접근 제어, 보안 프로토콜 적용 등을 통해 데이터 유출 및 해킹을 방지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수많은 스마트 센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유지보수해야 하는데, 원격 관리, 자동 업데이트, 센서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통해 센서 관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 저장과 조회의 균형스마트팩토리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데이터가 관리 대상이기에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저장과 조회에 대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전략이 필수적이다.스마트팩토리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실시간 데이터와 장기 분석용 데이터로 나눌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는 생산 라인 제어, 품질 검사 등 즉각적인 응답이 필요한 데이터이며, 온프레미스에 저장하는 것이 유리한 반면, 장기 분석용 데이터는 생산 공정 최적화, 설비 예지 보전 등에 활용되며,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클라우드는 이 확장성에 대해 확실한 강점이 있어, 이후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의 내용과 같이 현장 바깥의 정보들과 같이 사용하는 경우 훨씬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스마트팩토리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많게는 초당 수백, 수천 건의 고화질 대용량 데이터들이 이용되기도 하는데, 이를 다루기 위해서 데이터 처리 성능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모으는 시스템과 읽는 시스템이 자원을 공유하기에 그 사이에서 오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실제 조회가 필요할 경우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알맞은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하고, 인덱스 설정, 쿼리 최적화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하는데,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데 드는 자원이 원래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고, 본래 시스템이 주어진 역할에 지장이 없도록 운영해야 한다.데이터 양이 증가함에 따라 저장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미지를 통한 불량 탐지의 경우 불량률이 적어질 수록 중복된 정상 이미지들이 불필요하게 쌓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모든 것들을 저장해야 한다고 하면 데이터 백업 등에도 추가적인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것은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기술적으로 어려운데, 온프레미스에서도 분산 처리 시스템,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엣지 컴퓨팅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도입해야 한다.이처럼 스마트팩토리의 데이터 관리는 저장 위치 결정, 읽기/쓰기 성능 최적화, 저장 비용 및 처리 성능 한계 극복 등 다양한 어려움을 내포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현장을 이해한 후에 데이터의 특성과 사용 목적에 맞는 데이터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문제 해결 가능성디지털 전환은 스마트팩토리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데이터를 중앙에서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공정 최적화와 이상 탐지가 가능하며, 공장 운영의 자동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문제를 풀어 낼 수 있는가 라는 문제에 많은 고민들이 있다.온도를 재는 아날로그 센서의 경우 고온고압의 환경을 센서가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최근의 화두인 탄소 수치의 경우 가상의 새로운 장치들이 필요하다. 제품의 완성도는 화면으로 100% 잡히지 않는 경우도 많고, 농도는 샘플링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물성은 완제품으로부터만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각각의 사례들이 데이터로 디지털화 되었다고 해도 세상의 물리와 화학은 이진 수학으로 떨어지지 않는 부분도 많고, 통계와 예측은 신뢰구간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다.앞의 여러 이슈들을 겪은 후 데이터가 모인 후에는, 실제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 나가는 마지막 단계에 오게 되고, 이 경우 인력 문제로 귀결이 된다. 이미 제조 현장은 소수의 인원이 오랜 세월의 노하우로 운영을 하고 있고, 그 문제를 데이터로 풀려 하는 인력들과 거리가 있어 많은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했음에도 실질적인 이득을 얻기 힘들다는 현실과 닿아 있다. 이 거리가 좁혀진 후에는 시계열 예측 혹은 설명 가능 인공지능 등이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겠으며, 필자가 속한 인이지를 비롯해 많은 인공지능 관련 업체들이 기존의 제조산업 업체들과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 나가고 있다.그림 2. 인이지의 산업용 공정 효율 최적화 솔루션 예제 맺으며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팩토리는 분명 제조업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물리적 한계, 실시간 운영의 신뢰성,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현장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또한, 스마트팩토리를 포함한 디지털 전환은 기술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와 인력의 변화를 수반한다.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능력과 결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겠으며,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팩토리가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술, 사람, 그리고 조직의 조화로운 발전이 필수적이라 하겠고, 이 요소들이 다 고려되었을 때 비로소 디지털 전환이 되었다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