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컴퓨터 공학 이야기 (19) — 한글 이야기

아래아 한글 이야기 아님

오늘의 주제는 컴퓨터 세상에서 한글에 대한 이야기.. Windows, Mac 등에 당연히 한국어 팩이 깔려 있는 요즘에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지만, 그래서인지 여러 개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당연하게 첫번째 기억은

한메타자교사

영문 MS-DOS , Windows 도 한글이 부실하던 시절, 한글을 사용 가능할 수 있게 했던 패키지로 알려져 있었고, 한글 타이핑을 원없이 할 수 있던 프로그램으로 기억하고 있다. 누가 쓰냐 싶은 자리익힘들을 이용해서는 당시 부모님께서 컴퓨터에 입문하시게 되셨고, 백미는 배네치아. 드라마 응답하라1994에서도 본 거 같다.

베네치아 스크린샹

분당 타수를 가지고 경쟁도 있었고, 단문을 후다닥 치면 순간적으로 1000타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장문은 5분 동안 숨도 쉬지 않고 타이핑을 하는 것들이었고, 아마도 한컴에서 대회도 했더랬는데, 전국 3위 하던 녀석이 동기고, 전국 1위 하던 녀석이 과 후배였던…

3벌식(세벌식)

나는 2벌식과 3벌식을 구사한다. 더 빠른 타수를 원하던 시절에 2벌식으로 한계를 느끼고 누가 3벌식이 더 낫더라고 이야기하는데 속아서 지금까지 3벌식 390을 쓴다. 위의 전국구 친구들에 다가가려 몇 번 시도해 보았으나 참고로 시합은 거의 모든 경우 오타로 인한 벌점 혹은 백스페이스로 판가름이 나서 어차피 해당이 없었고, 3벌식의 경우 낮은 확률의 받침들이나 특히 숫자가 나오면 망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전국구 선수들은 다 2벌식 사용자들이었더랬다.

지금 기억으로 둘 다 분당 300타 이상이던 거 같으니 쓸모 없긴 하지만 개인기일 수도 있겠다 싶긴 하다. 대학원 때 논문은 연구실의 terminal 에서 써야 해서 당시 2벌식만 지원되어서 어쩔 수 없이 둘을 같이 썼더랬고, 여전히 차이는 모르지만 지금 맥북에서는 390 이라 설정해서 쓴다.. 꽤 오랫동안 새로운 시스템을 만날 때마다 손을 봐야 했고, 구글에 다닐 때까지도 기계에 특별한 설정을 했던 기억이긴 하다.

조합형 vs 완성형

유니코드가 세상을 지배하는 지금 은 아무 의미 없지만, 당시 꽤 뜨거웠던 논쟁으로 조합형과 완성형 이야기들이 있다. 실제로 번역 등의 아르바이트를 할 때, 코드로 사용해야 할 때 한 번씩 들여다 본 내용들이긴 한데, 자세한 내용들은 나무위키 조합형 완성형 논쟁 에 모여 있다. 아래는 그 논쟁 중 백미인 무려 TV 광고. ‘한글815와 쓩’

https://youtu.be/ymKTvB3XPWk

ps. 이야기 / 하이텔 / 천리안 / 나우누리

거의 모든 한글 타이핑은 여기서 이루어 졌을 것이다. 인터넷이 오기 전의 시대에 한글로 마음껏 무언가를 하다니.. 생각해 보면 MS-DOS 에서는 마우스도 없이 살았던 거 같다..이후 윈도우95, 새롬 데이터맨, 인터넷,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다른 세상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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