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프랩 재무적 Log - 1 (Found ~ Angel)
개인 블로그에 작성한 글인데 인프런 유저들도 보시면 좋을거 같아서 인프런 블로그에도 공유합니다!
원글: https://www.hyungjoo.me/인프랩-재무적-lo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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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021년 4월) 시리즈A 60억 투자를 완료했다.
남의돈 몇십억 받는것이 쉬운일이 아니기도 하고, 이런 경험이 흔한것도 아니어서 그동안의 자금적 흐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근데.. 우리가 받고나서 막 몇백억씩 받는 곳들이 많아서 좀 멋쩍어 져서 안했다.ㅋㅋㅋㅋㅋㅋ (좀 더 많이 받을껄)
하지만 역시나 스타트업 성장 경험이 단편적인 ‘카더라’ 로 전해지고, 전해지더라도 엄청 성공한 곳들의 사례 뿐이다. 그래서 아직 성장중인 인프랩의 사례가 긴 호흡으로 하나의 데이터로 도 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타트업의 발전은 여러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이 글은 ‘재무적’ 관점에 집중해서 연대기적으로 작성한다.
(참고 : 프로덕트적 관점글 https://www.hyungjoo.me/4년을-기다린-인프런-서비스-리뉴얼-오픈/)
1. 창업 및 서비스 런칭 (2015년 4월 ~ 2015년 12월)
첫 사업자 등록을 5월인가 했는데, 이 당시 자산은
-900만원 = 마통 -800만원 + 월세보증금 200만원 + 카드빚 -300만원
정도 였다. 일반적으론 창업이고 자시고 직장 착실히 다니면서 빚 매꾸는게 먼저일텐데, -900만 이나 0원이나 어차피 똑같이 X됐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대학 중퇴 + 34살 개발 신입(잘 못함) + 말 + 미래 없어보이는 회사 유일한 개발자
4콤보라 아껴서 빚 갚는다고 해도 뭔가 달라지거나 할거 같지 않았다. 그래서 어차피 X된거 빚갚는건 생각에서 지우기로 했고, 내 성장이든 프로젝트든 사업이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실 당시엔 사업을 한다 이런거보다 프로젝트성 재능기부 느낌이 더 컸다. 물론 잘되면 부자되는 상상은 당연히 하긴 했지만.. (김연아랑 데이트하는 그런 정도의 공상)
개인사업자 등록은 고맙게도 돈이 안들었다. 홈텍스에서 사업자등록을 하고 같이할 팀을 생각해봤는데, 나 + 대기업 다니는 고등학교때 친구 + 같은 직장 다니던 친구 셋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난 전세계 스타텁 대표중에 가장 발표를 못하는 사람일거라 외부 미팅을 할 스마트한 팀원이 꼭 필요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돈도 없는 상태에서 첨부터 팀만들어서 간다면 시간제한이 생길것이고, 오픈플랫폼을 생각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시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 글고 회의하면서 힘빼는것도 낭비같았고. 그래서 걍 혼자 하기로 하고 서비스 개발을 시작해서 2015년 12월에 인프런을 런칭했다.
*참고 : 예전에 발표한적 있는 인프런 시작 사례 (링크)
2. 인프런 런칭 및 빚 모으기 – (2015년 12월 ~ 2016년 여름)
서비스 런칭하면서 다니던 직장에서도 나오게됐다. 사실 계속 다니고 싶었는데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진건지 엄청 외진 아파트촌 안의 상가로 이사를 하게 되어 출퇴근도 빡쌔지고, 회사 사람들도 내게 어떤 즐거움이나 자극이 되어주질 못했다.
인프런 런칭후 조금씩 매출이 있긴 했지만 아주 작은 금액이라 그 돈은 항상 마케팅에 사용했다. 그렇다고 생활비를 더 아낄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수입은 0 이니 빚은 2016년 여름쯤 되니 빚이 벌써 3000만원이 됐다.
돈이 없으니까 투자를 받아보려고 정부의 창업지원프로그램 등에 지원도 하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들 – 프라이머나 스파크 등 – 에 지원을 했는데 모두 광탈했다.ㅠㅠ
근데 엄청 운이 좋게, ‘소상공인정책자금’ 이라는것을 알게 되서 신청했다. 당시 내가 사용하던 사무실은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 안의 ‘문화창조허브’ 라는 무료 오픈스페이스 였는데, 여기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여러 정보들을 알려주는 게시물이 많았다. 운 좋게도 그걸 보게됐다.
필요서류를 준비해서 소상공인정책자금 을 신청했는데, 의외로 엄청 쉽게 됐다. 이때 7천만원 대출이 나왔다. 1억까지 해준다고 했는데, 내가 이미 빚이 3000천만원이 있어서 7천까지밖에 안된다고 했다. 솔찍히 7천만원 도 넘 큰 액수여서 담당자 분께 감사하다고 100번은 했던 기억이 난다.
… 현금7천만원이 생겼지만, 우짜든 빚이 1억인 사람이 됐다. 😂
3. 귀인1 (2016년 가을 ~ 2017년 2월)
2016년 가을에 당시의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맨날 질질짜던 도중에 ‘제주도 한달살기’ 공고를 봤다. 제주 경제창조혁신센터 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데, 한달동안 제주도의 숙소비용과 아침식사비용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이나 IT 업계 사람들을 제주도로 유치하는게 목적 이었던거 같다. 이게 왠 떡이냐 싶어서 마지막날 신청서를 작성했고, 선정되서 바로 다음날 제주도로 향했다.
10월의 제주도는 완전 짱 이어서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만 지내고 있다가, 전정환 제주혁신센터 센터장님한테 연락이 왔다. 1:1 티타임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센터장 같이 높은 사람이 왜 날 보고 싶다고 하지? 하는 궁금증이 들었지만 별 생각없이 티타임 시간을 가졌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다가 ‘앤젤투자를 하고 싶다’ 고 하셨다.
사실 처음엔 ‘읭?’ 싶었다. 나의 어떤 면을 보고 몇천만원 이라는 큰 돈을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하셨을까 싶었다. 그날도 역시 엄청 버벅거리고 더듬 거리며 서비스를 소개했기 때문에 그런 기대는 전혀 없었다. 근데 전정환 센터장님은 나의 좋은 면을 봐주셨고, 앤젤투자를 꼭 하고 싶으니 그 순간이 오면 꼭 얘기해달라고 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귀인 이시다. 실제로 이후 전정환 센터장님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이민석 학장님 등 좋은 분들을 소개해 주시기도 하고 계속적으로 애정어린 시선으로 인프랩을 지켜봐 주고 계시다.
4. 법인설립 + 앤젤투자 (2017년 3월 ~ 4월)
2017년 시작하면서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다행이 서비스는 계속 성장했고, 기능은 계속 추가됐다. 여전히 1인 기업으로 혼자 서비스를 만들고, 홍보하고, 지식공유자를 만나고 했는데 어느순간 때가 됐다고 느꼈다. 오픈플랫폼으로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동력이 만들어졌다고 판단이 됐고, 팀을 만들때라는 생각이 들어 법인을 만들고 앤젤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팀을 만들기 시작함과 동시에 전정환 센터장(귀인 1) 님께 앤젤투자 때가 됐다고 전해 드렸고, 6천만원을 모을 생각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때까지는 개인사업자여서, 법인을 새롭게 설립하는 작업을 했다. ‘자비스’ 라는 세무 서비스를 알게되서 법인 설립 작업을 했고 자본금 1000만원 넣고 2017년 3월 16일 (주)인프랩 을 설립했다.
개인사업자 인프랩엔 융자도 있고, 그땐 절차와 주식회사 개념도 잘 모르기도 해서 개인사업자 → 법인 전환이 아니고 새로 법인을 설립하는 형식으로 해서 개인사업자, 법인 둘다 존재하는 형태가 됐었다. 개인사업자 인프랩은 2017년 11월에 남아있던 융자를 모두 상환하고 서비스, 상표권 등을 법인으로 모두 넘기고 폐업했다. 이 과정이 엄청 빡쌨다.ㅠㅠ 이제 다 아니까 그때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법인전환 형태로 할꺼다.ㅋ
다시 돌아와서 2017년 4월 앤젤투자가 진행됐고, 전정환 센터장님 + 이민석 교수님 + 이종관 대표님 이렇게 세분이 투자해 주셨다. 원래 전정환 센터장님이 이민석 교수님과 김성훈 교수님을 소개해 주셨고 이렇게 세분으로 앤젤투자를 모시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김성훈 교수님이 네이버에 들어가시면서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전에 업무 제휴를 한 적 있는 이종관 대표님께 부탁을 드려서 세분 6천만원이 모아지게 됐다.
* 참고로 엔젤투자는 상황따라 다르지만 보통 기업벨류를 1억~10억 안에서 한다. 인프랩은 서비스가 이미 워킹되고 유저들도 계속 확보되고 있었기 때문에 저 벤드 내에서 거의 최상위로 벨류로 받았다.
앤젤투자는 2017년 4월 진행 및 완료가 됐고, 같은 시간에 최초 팀원이 생겨 정식적으로 회사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앗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2,3 편도 올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