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개발자 이정주 님은 시원시원한 성격을 지녔습니다. 낮에는 서비스 개발, 저녁엔 블록체인 강의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시계는 이미 자정을 넘겼고 녹초가 된다고 하셨죠. 저녁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이정주 님의 눈빛에는 힘이 실려있었습니다.
소개 부탁드릴게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얘기하는 게 필요할 것 같네요. 사실 인프런 강의 소개 글에는 그냥 평범한 개발자라고 굉장히 없어 보이게(?) 적었어요.
기존에 했던 개발은 블록체인과는 관련이 있나요?
전혀 없고요. 제가 원래는 그룹 IT 쪽에서 SI 하던 사람이었어요. 자랑을 좀 하자면, 대리 4년 차였는데요. 1년을 특진해서 과장을 달았어요. 마지막 커리어로 1-2년 정도 PM 하고 기획 쪽 일을 했었어요. 회사에서 특진하는 사람은 고과가 좋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경영 대학원 쪽으로 MBA를 보내주거든요. 지금 제 동기들은 다 MBA를 갔어요. 저도 MBA를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그럼 매니지먼트로 나가는 거잖아요. 엔지니어 색깔을 버리고.
매니지먼트 업무에 회의를 가졌던 시간이 있었어요. 그 시간이 지나고 저는 엔지니어 쪽으로 커리어를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판교 쪽 회사들을 알아보다 면접을 봤고, 다우기술에 소속된 연구소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다시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향해서 일했죠. 많이 노력해서 메신저 개발을 했어요. 다우 오피스 메신저. 리액트랑 일렉트론을 써서 만들었는데 그때부터 개발자로 일을 하다가, 연구소에 블록체인 관련 세미나가 있었어요.
엔지니어로 전향을 했으니까 궁금한 거예요. 이게 진짜 사긴지 뭔지. POW*가 뭔지 그걸 파보다가 연구소에서 제가 40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한 적이 있어요. 그게 발단이 되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작업 증명(PoW, Proof of work), 지분 증명(PoS, Proof of stake)
외부 강좌도 찾아다니고, 컨퍼런스도 찾아다녔어요. 근데 다우에서 블록체인을 도입을 하려고 많은 tried와 POC를 했는데 결국 윗분들의 생각은 닷컴 버블이다, 였어요. 90년대를 지나온 분들이잖아요. 고정관념이 있으신 거예요.
임원분들은 어쨌든 빨리빨리 눈앞에 돈을 벌수 있는 미시적인 것들이 우선인 거죠. 거시적으로 블록체인을 해야 된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보면 그건 내 일이 아니니까. 저도 TF에 있다가 나왔어요. 연구소장님이, 되게 너 아쉽다. 너 진짜 열심히 하는 거 아는데 우리 현재 K 증권사 빅데이터 쪽으로 가야겠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빅데이터는 엔지니어로서 지금 들어가기엔 늦었다고 생각했어요. 제 자신이 차별화를 하기에. 물론 유망한 사업이긴 하지만.
지금 빅데이터 엔지니어 수요가 많다고는 하지만 진짜 고급 엔지니어가 굉장히 많거든요. 예전부터 하둡을 판 사람이라거나. 그래서 저의 차별화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사실 블록체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가정이 있다 보니까 나오긴 쉽지 않았어요. 안정적인 월급을 꽂아주고. 어느 정도 살만한데 왜 그 길을. 와이프도 맨 처음에 반대했죠. 그래서 고민하다가 일단은 (스타트업) 짧게 해보겠다, 사실 경험은 없고, 힘들 것도 알지만 어쨌든 필요할 것 같다. 언제 해보겠냐. 30대 중반 됐을 때 한번 해보겠다, 해서 나왔어요. 그래서 지금 여기 있는 거예요. 강의하는 이유도 어떻게 보면 내 커리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하는거구요.
회사에선 어떤 일을 하시나요?
케이스타라이브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케이스타라이브는 엔터테인먼트 쪽이고, 그 안에 34일이라는 회사가 또 있어요. 34일은 완전 엔지니어 그룹이에요. 저희는 코어 쪽으로,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든다기보다는, 이더리움을 약간 변형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블록체인 엔지니어들이 케이스타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쪽의 가능성을 보고 들어간 거죠. 조인(Join)한 거예요. 페이스북에서 케이스타라이브 팔로워가 890만 명 정도에요.
팔로워는 외국인이 대부분인가요?
네. 저희는 글로벌 서비스에요. SBS 미디어, iMBC 쪽하고 연계해서 콘텐츠를 해외로 딜리버리도 하고, 거기서 저희가 설계를 하고 있어요. 케이스타코인닷컴에 들어가면 저희 멤버들을 볼 수 있어요. 훌륭한 멤버들이 많습니다.
블록체인 스터디그룹 <체이닝>의 회장이세요.
아, 회장이라고 넘 거창한데요. 하하. 스터디는요. 일단은 블록체인 엔지니어링 스쿨을 수강한 분들이 나와서 만들었어요.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도 있어요. 어쨌든 블록체인을 좀 더 심도 있게 공부를 하자, 해서 스무 분 정도가 참여하고 있어요. 저희의 목표는 블록체인 코어, 제가 아까 말한 코어를 프로토콜이라고 하는데, 그걸 좀 더 심도 있게 연구하는 거예요.
한국 이더리움 연구회가 있어요. 거기하고 동일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마스터링 이더리움>이란 책이 있어요. 개빈 우드(Gavin Wood)와 안드레아스(Andreas M. Antonopoulos)가 썼는데요. 이 사람들이 비트코인 프로젝트와 이더리움을 만든 사람이에요. 비탈릭*만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비탈릭(비탈릭 부테만) 외에도 개발자들이 있어요.
책을 보면서 코어 쪽으로 깊게 들어가요. 1주 차에는 본인들이 담당한 Dapp 서비스들, 코어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하면서 겪은 Dapp 개발 이슈나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공유해요. 코어 부분은 주제를 정해서 저번 9월 모임 땐 Private Key 하고 Public Key가 만들어지는 과정, 지갑 등의 개념들 있잖아요. 실제로 뜯어보면 굉장히 어려운 알고리즘들이 많이 있어요. 그 부분을 스터디하고 발표도 했어요. 그 모임에 제가 본의 아니게 회장을 맡았고요. 삼성전자 다니던 이성일이란 분이 부회장직을 맡고 있어요. 발표하고 연구하는 모임이에요.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돈 탭스콧을 아시나요? 서점에 가면 돈 탭스콧 형의 <블록체인 혁명>이라는 두꺼운 양장 책이 있어요. Ted에서도 강연*하셨는데요. 그 사람 이야기엔 약간 철학적인 내용이 굉장히 담겨있는데요.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시대의 파도를 보는 게 아니라 시대의 바람을 봐야 한다. 우리는 파도를 보고 있잖아요. 그런데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이 어딘지 모르잖아요. 파도를 보면 바람의 방향을 읽을 수 있겠죠. 근데 사람들은 파도만 봐요. 바람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거죠.
*돈 탭스콧: 블록체인이 돈과 경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Ted Summit)
예전엔 사회에 신뢰가 있었어요. 중앙을 믿고, 은행을 믿고, 정부를 믿고. 그런데 지금은 불신의 시대에요. 사실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이라는 게 디지캐시(Digicash)라고해서 예전에도 있었어요. 컨센서스, POW(Proof Of Work, 작업 증명)만 없었던 거지 실제로 이런 코인들이 있었거든요. 근데 타임 투 액트(Time to Act)가 아니었기 때문에 뜨지 못했어요. 당시엔 이게 필요가 없었죠.
사람들 생각에 ‘나는 중앙은행을 믿는데 왜?’ 나는 쟤네들을 신뢰해. 근데 이게 왜 필요하지? 하지만 디센트럴라이즈드(decentralized)를 외치는 이유가, 지금은 인터넷 세상에도 기득권들이 많잖아요. 대형 포털이 다 독점하고 커머스가 독점하고, 이런 플랫폼을 플랫폼리스의 형태로 바꿀 수 있는 게 블록체인이에요.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해 줄 수 있는 부분 등 여러가지가 많아요.
한국은행에서 조폐를 발행할 때 돈을 찍어내기 위해 1년에 들어가는 돈이 5조에요. 코스트를 절감하는 부분에서나, 디지털 화폐로 가면 어떨까? 하는 흐름들을 봤을 때도 그렇죠. 부동산을 계약할 때도 집 받고 싶은 금액 부동산 중개업자가 말하면 ‘네, 그 금액 받아줄게요.’ 하고서 더 높은 가격으로 파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마진을 다 챙겨 가요. 그게 정당한 일일까요?
제주도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요.* 공공기관 쪽에서 진행할 거라고. 차차 조금씩 변할 거예요. 부동산뿐만 아니라 군데 군데서. 현재 킬러 서비스가 없어서 블록체인하면 ‘도박’ 이런 단어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기술이 안정화되면서 계속 새로운 서비스들이 나타나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질문이 뭐였죠? 하하하하.
*제주도, 종이 없는 블록체인 부동산 종합공부 시스템 내년 시행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요.) 아, 전 그걸 본 거예요. 바람이 부는 방향. 우선 화폐 혁명이 일어날 거다. 2009년에 빅 쇼트 일어날 때도,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해서 몇십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에 나앉았을 때 미국의 2009년 실업률이 10%였어요. 실업률이 1%면 자살하는 사람이 통계적으로 10만 명이에요. 근데 그때 실업률이 10%였어요. 블록체인이 가야 할 방향 자체가 사실 문제에서 나온 거예요. 빅 쇼트가 터진 다음에 사토시 나카모토가 ‘백서’라고 하는 논문을 사람들한테 보냈어요. 그리고 2009년 그다음 해 1월 3일에 비트코인을 찍어냈거든요. 실제로 화폐의 가치를 갖게 된 건 2013년, 4년이 지나서였죠.
2009년엔 필요가 없었겠죠. 불신의 시대가 되고 흐름이 맞물리면서 이렇게 된 건데. 저는 그걸 본 거예요. 부의 분배. 돈 탭스콧 형의 책을 읽고. 근데 완벽하게 변할 순 없겠죠. 기득권이 어떻게 내려놓겠어요. 어느 정도 적절하게 조화가 되지 않을까. 플랫폼이 없어지는 건 아니고 현재보다는 더 약화되지 않을까. 그런 생태계가 구성이 되지 않을까 해서 관심을 갖게 된 거예요.
아시잖아요. 대형 포털들을 보시면 광고 수익이 50%가 넘어요. 공시정보 들어가서 보면. 광고 수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사실 부당한 건 아니죠. 그렇지만 금전적인 보상을 해준다면 더 좋지 않을까. 유저들도 이제 똑똑해졌거든요.
블록체인 공부하는 분께 추천할만한 책이나 콘텐츠가 있을까요?
입문하시는 분들에겐 <마스터링 비트코인> 추천하고요. 아까 언급한 개빈 후드와 안드레아스가 쓴 책이에요. 너무 기술의 변화가 빨라서요. 하하 어쨌든 지금은 <마스터링 비트코인>을 먼저 읽어보셨음 좋겠어요. 약간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다면 <마스터링 이더리움>,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두나무의 람다(lambda) 256 연구소 박재현 소장님과 오재훈 테크리더가 쓰신 <코어 이더리움 프로그래밍>이란 책이 있어요. 유일하게 코어를 다룬 국내 서적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런데 오타가 많아요. 초판이라 그런지. 제가 오타 엄청 많이 찾았거든요. <마스터링 비트코인>도 사실 쉬운 책은 아니에요. 국내 서적도 다른 책이 굉장히 많은데 대부분의 이야기가 1페이지부터 100페이지까지는 역사 이야기에요. 비트코인 이야기. 그리고 뒤에 잠깐 본론을 다뤄요. 그런 책들이 많아서. 이제 지루해요 또 똑같은 얘기하네. 비트코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리먼 브라더스가 뭐. 추천할 만한 책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Medium에서 기술 블로그를 이제 시작했어요. 여긴 초보자들이 읽을만한 콘텐츠는 딱히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으로 이더리움을 연구하는 데가 온더(Onther)라는 회사의 정순형 대표가 있어요. 거기가 최고이고요. 한국 이더리움 연구회가 있어요. 그쪽 자료 많이 보시면 되고, Medium쪽이나 Steemit에 좋은 글들이 많아요. 참고하시면 될 거예요. 사실 외국자료가 좋은 게 많아요. 그만큼 레퍼런스가 블록체인 쪽에 부족해요.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모두에게 처음이기 때문에 오히려 가능성이 열려 있다.
맞아요. 제가 도전한 이유가 그거예요. 선점을 하기 위해서. 하둡이 나온 지 10년 가까이 됐나요? 지금은 많이 쓰잖아요. 키움증권이나 제가 있던 회사에서 프로젝트 많이 하거든요. 이렇게 된 거예요. 마치 블록체인도 이더리움 프로젝트가 2015년부터 메인넷(Mainnet)*을 론칭했지만 5년 뒤에는 몰라요. 어떤 형태로 변할지 모르겠는데요. 하둡이 UI까지 만들어주진 않잖아요. 어쨌든 기반기술로서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Mainnet: 기존에 존재하는 플랫폼에 종속되어 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
멋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기술 분야가 아니라도 괜찮아요.
현대 정주영 회장이요. 다들 기업을 만들 때 다 돈이 어느 정도 있고 시작한 사람들이잖아요. 정주영 회장은 맨땅에 헤딩한 사람이에요. 블록체인이 지금 그렇거든요.(하하하) 투자 받을 때도 유명한 일화 있잖아요. 거북선 일화. 자동차도 만들었잖아요. 실패할 수 있었어요. 근데 그렇게 도전을 한다는 건 참 멋있는 것 같아요.(다른 부분은 말고) 그래서 좀 뜬금없지만 정주영 회장을 언급하고 싶네요. 다들 뭐 스티브 잡스요. 이러는데. 그분은 뭐. 천재니까. 정주영 회장은 천재는 아니었거든요. 그냥 까라는 까라는 사람이었죠. 저도 약간 그렇거든요.
써보고 감탄한 기술이나 서비스 있으세요? 이거 정말 잘 만들었다 싶은.
있어요. 비트베리라는 암호화폐지갑인데요. 카카오하고 연동이 돼요. UI도 되게 깔끔하고요. 실제로 누구한테 보낼 때도 카카오톡에 있는 사람들 리스트로 가는데요. 물론 지갑이 안 깔린 사람들에겐 처음엔 문자로 가서 설치하라고 권유를 해요. 설치하면 바로 코인을 카카오톡으로 보낼 수 있어요. 카카오페이처럼. 암호화폐를 송금하고 받기 누르면 바로 처리돼요. 원래 거래소에서는 입금될 때까지 좀 기다려야 되잖아요. 근데 여기서는 바로 출금이 돼요.
© 비트베리 사용 가이드
사용자 입장에서 빨리 처리되고 정확하면 좋잖아요. 보안 문제도 그렇고. 그런 문제들을 잘 해결한 것 같아요.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타고. 이게 비트베리란 회산데요. 두나무, 업비트 쪽에서 회사를 인수를 했어요. 같은 층에서 근무하더라고요. 두나무 람다 연구소하고, 지갑을 만든 회사하고 함께 오가며 일하면서 이런 서비스를 만든 거예요.
이게 100% 블록체인은 아니에요. 바로 돈이 간다고 그랬잖아요. 내부에서 DB로 관리를 하는 거예요. 데이터베이스로 갖고 있으면서 deposit(예금)한 다음에 외부나 다른 거래소로 출금할 때는 DB로 관리를 할 수 없잖아요. 그때는 비트베리가 가진 지갑에서 나가요.
은행 같아요.
은행이에요. 암호화폐 쪽에서 월렛에 많이 뛰어들고 있어요. 제2의 은행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이 서비스를 보고, 지갑, 되게 불편하잖아요. 설치하고 메타 마스크 설치하고 사용자들이 키 관리하고. 그럼 누가 따라 하겠어요. 그런데 이렇게 플랫폼에서 간단하게 전화번호만 입력해서 만들어 주면 친구들한테도 바로 보낼 수 있어요. 혁신적이잖아요. 전 비트베리란 지갑이 혁신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훨씬 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겠네요.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UX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재 IoT, 빅데이터 등등 많은 기술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의 나라에요. 기술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실제로 실리콘밸리 쪽에선 사람 중심, 그리고 UX 중심으로 많이 가요. 넷플릭스를 보면 사실 굉장한 추천 알고리즘이 들어간 게 아니거든요. 근데 우리나라는 빅데이터? 하둡? 그거 하자. 기술 중심이에요. 아이폰이 나왔을 때, ‘얘네는 혁신적이지 않아.’ 이렇게 얘기했지만 사실 그 관점은 기술만 보고 말하는 거예요. 거긴 철저하게 UX 중심이거든요.
만들어보고 싶은 서비스 있으세요?
그런 거 만들어보고 싶어요. Dapp으로. 회사에서 이벤트로 경품 추첨을 하잖아요. 그때 에이 안될 거야, 하는 인식을 갖잖아요. 이거 분명 짜고 치는 고스톱일 거야. 근데 그걸 스마트 컨트랙트로 만들고, 공유되어 있어요. 만약 경품 이벤트에서 문제를 내고 사람들은 답을 보내요. 그럼 답을 누가 먼저 보냈는지, 랜덤 추첨이라면 랜덤 추첨 과정을 원장으로 다 기록하고 알려준다면, 의심할 필요가 없죠. 중앙에서 추첨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프로모션과 추첨 관련 디앱을 구현해보고 싶어요. 고거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너무 먼 미래까진 말고. 5년 뒤엔 어떤 모습이었으면 싶은가요.
일단 첫 번째로는 스타트업을 키운 다음에 Exit 하는 거요. 잘 되어서 나가는 거구요. 그 다음에 블록체인 계에 있으면서 다양한 산업을 경험하면서, 그때 제가 몸담을 도메인이 뭔진 모르겠어요. 어떤 산업에 내가 있을지. 블록체인을 잘 적용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기존에 없었던 것들. 기존과 비슷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일을 찾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나요?
도메인을 기준으로 이 회사를 선택한 건 아니에요. 사실 엔터테인먼트 쪽엔 관심이 별로 없어요. 도메인보다 블록체인을 하고 싶어서 스타트업에 뛰어든 거예요. 향후에 제가 도메인, 회사를 선택한다면 가치를 줄 수 있는 서비스, 돈만 바라보고 사용자의 지갑에서 사행성, 바다 이야기 같은 그런 비즈니스 말고. 카카오뱅크처럼. 기존에 없던 서비스. 유저빌리티(사용성, Usability)를 굉장히 높이는.
은행이라는 게 지문 하나만으로 로그인을 하고 송금을 하도록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그런 서비스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가치 있는 서비스. 사람들이 겪는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서비스. 어떤 분야든 개선이 필요하고 나의 색깔과 맞다면 도전해보고 싶어요.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