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개발자 초봉이 …원이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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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껑충 뛰어오르는 연봉,
업계 최고 대우라는 약속까지...
몇 년 사이 개발 업계 몸값 경쟁이 나날이 번지고 있는데요.
테크 기업 붐, 팬데믹 특수와 함께
개발자 인재 모시기에 사활을 거는 회사들이 늘면서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 채용 풍경을 볼 수 있었죠.
인프런의 첫 오프라인 콘퍼런스, 인프콘 2022에서도 인재풀 등록을 할 수 있었어요.
개발자 연봉,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요?
줄줄이 이어지는 인상 도미노의 끝은 어디이고,
최후의 승자가 될 기업은 누가 될까요?
무엇보다 이런 흐름은 언제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인프메이션 #52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불붙은
개발자 채용 경쟁 & 연봉 인상 릴레이를 되돌아봅니다.
인프메이션 #52 🌿
개발자 채용, 뭐니뭐니해도 머니?
묻고 더블로 가는 인재 사냥의 끝은 어딜까요?
도미노처럼 줄줄이
‘초봉 5천’의 벽이 깨지다
개발 업계 연봉 인상 릴레이의 시작은 약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0년대 중후반은 빅테크 및 플랫폼 비즈니스 열풍과 함께 스타트업 씬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때였죠. 업계에 도는 투자 자금이 해마다 빠르게 불어나고 쿠팡, 크래프톤(당시 블루홀) 등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자연히 스타트업 회사들끼리는 물론이고 기존 대기업까지도 넘보는(!) 경쟁이 안팎으로 치열해지기 시작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분야가 바로 채용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은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야 하는 만큼 인재 확보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특히 프로덕트 개발에 직접적으로 투입될 수 있는 개발자 인력 채용에 여러 스타트업 회사들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높은 업무 강도, 고용 안정성과 시장에 대한 위험 부담에도 불구하고 실력 있는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만한 뒷받침이 필요했죠.
이에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였거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는 유명 스타트업들은 개발자 채용에 대기업 못지 않은 임금과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내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개발 업계 연봉 인상의 신호탄이 된 우아한형제들 채용 공고. ⓒ우아한형제들
2017년 하반기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신입 채용은 개발 업계 전반의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대졸 신입 개발자 연봉 5,000만 원”을 전면에 내걸었기 때문이죠. 당시 대기업 대졸 초임 평균이 3,800만 원 선이었던 걸 생각해 보면 파격적인 대우인데요. 뒤이어 2018~2019년 사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여기어때컴퍼니, 당근마켓 등도 ‘개발자 초봉 5천’ 내지는 경력 이직에 대한 연봉 인상, 주택자금 무이자 대출 등의 카드를 내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기술 교육, 유연한 개발 문화 도입 등 직무적 성장이 가능한 환경을 약속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어요. 개발자가 몰리는 회사인지가 곧 테크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됐죠.
2018년 판교역 플랫폼에 걸린 여기어때(당시 위드이노베이션) 채용 광고. ⓒ여기어때컴퍼니
부르는 게 값이라고요?
인재 사냥은 팬데믹을 타고
여기에 2020년 1월 시작된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생활 양식을 완전히 바꿔놓게 됩니다. ‘비대면’이 팬데믹 시대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이커머스, 온라인 교육, 게임, OTT,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수요가 쏠렸는데요. 자연히 비대면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IT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 되면서 개발자 채용 경쟁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어요.
2018년 즈음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알음알음 쓰이기 시작하던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B2C 서비스를 보유한, 개발자에게 인기가 많은 유망 테크 기업)가 IT 산업군 전반의 공공연한 유행어가 되고, ‘네카라쿠배당토직야’ 식으로 줄줄이 길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에요. 2021년 네이버는 역대 최대 채용 규모인 ‘올해 총 개발자 900명 채용’ 목표를 밝히기도 했죠.
인프런에서도 2019년 말~2020년 초를 기점으로 ‘네카라쿠배~’ 키워드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어요.
2021년에는 게임 업계 연봉 인상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작년 2월 초 넥슨은 전 직원의 연봉을 일괄 800만 원 인상하고, 개발 직군 신입사원 초봉 역시 4,200만원에서 5,000만 원으로 19% 인상하면서 신호탄을 쏘았죠. 뒤이어 넷마블 역시 같은 수준의 연봉 인상을 발표했죠. 이에 크래프톤은 개발 직군 연봉 2,000만 원 인상(비개발 직군 1,500만 원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소식을 알렸습니다.
한 달 뒤인 3월에는 엔씨소프트가 개발 직군 1,300만 원 일괄 인상(비개발 직군 1,000만 원 인상) 및 신입 초봉을 5,500만 원으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3대 게임사를 이르는 ‘3N’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차례로 모두 임직원 연, 초봉을 인상하게 됐습니다. 기존 인재 유출을 막고 채용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각 게임사들의 결단이었죠.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어요. 이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회장은 런칭 1주년 기념 광고 영상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죠. ⓒ엔씨소프트
이런 경쟁이 비단 한국에서만의 움직임은 아니었는데요. 2021년 라이엇게임즈, 슈퍼셀 등의 게임 회사를 산하에 둔 중국의 글로벌 인터넷 미디어 기업 텐센트에서는 무려 8,000여 명의 인턴을 채용해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앗, 연봉만 ‘당근’은 아닌걸요!
연봉 외 다른 보상 및 복리후생도 채용 시장의 카드로 쓰였어요. 2021년 직방, 에이블리 등은 사이닝 보너스(새로 합류하는 직원에게 주는 일회성 인센티브)로 최대 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같은 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최대 1.5배 연봉 제시와 함께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주식 매수 선택권)을 내걸었죠. 이밖에 저금리·무이자 주택 대출, 사택 지원과 같은 현금성 복지나 ‘주 4일제’ 내지 ‘주 3n시간 근무제’ 역시 눈에 띄는 방편입니다. 팬데믹이 장기화된 요즘은 재택 근무가 얼마나 가능한지도 구직자가 기업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죠.
위기와 기회 사이에서
채용 혹한기, 정말 올까요?
인프콘 2022에서도 개발자 채용에 관심을 갖고 함께하는 기업 부스에 방문하는 참가자 분들이 많았어요.
이렇게 뜨거워진 채용 경쟁은 중소기업이나 시리즈 B 이하의 비교적 작은 스타트업에는 타격이 큽니다. 대기업과 유명 테크 기업은 웃돈을 얹어서라도 인재를 더 많이 확보하려는 흐름에 합류할 수 있지만, 작은 회사는 그렇게 하기 어려우니까요. 무엇보다 신입을 잘 교육시킬 여건이 부족한 만큼 지원 자체가 감소할 수 있어요. 잠재력 있는 직원이 합류하더라도 얼마 근속하지 못하고 더 큰 회사로 이직하는, 이른바 ‘거쳐가는’ 회사가 될 수도 있죠. 한 사람마다의 퍼포먼스에 의존하는 작은 회사라면 이런 인력 유출은 특히 치명적이에요.
이어질 호황을 기대하며 무리해서 인건비를 높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빠르게 치솟던 개발자 연봉에도 올해 들어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는데요.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등 세계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겨울이 왔다’는 말이 업계 관련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돌 정도죠.
지난해 게임 업계 연봉 인상 흐름에 발맞춰 전 직원 연봉을 1,200만원 인상했던 게임 회사 베스파는 올해 6월 신작 실패 흥행 실패, 인건비 부담 및 투자 유치 좌절로 직원 105명 전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습니다. 글로벌·대기업 OTT에 밀려 고전 중인 왓챠 역시 자회사 매각, 인력 감축 등을 통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고 해요. 9월 초 수산물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회’를 운영하는 오늘식탁은 투자 유치 지연에 따른 자금난으로 전직원 권고사직을 통보했고,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역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하죠. 이렇게 불안한 시장 상황에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을 준비하거나, 호황을 맞아 스타트업에 왔다가 대기업으로 되돌아오는 개발자들도 있고요.
지난 9월 1일 오늘식탁(오늘회) 전직원을 권고사직했다는 소식은 스타트업 업계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어요. 현재 오늘회 서비스에는 모든 상품이 구매 불가능한 매진 상태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오늘식탁
대기업이라고 사정이 좋지는 않습니다. 게임 업계 연봉 인상의 바람을 주도했던 넥슨의 올해 연봉 인상률은 작년의 절반(예년 수준)인 7% 수준에 그쳤어요. 넷마블은 지난 1분기 10년만에 적자 전환한 데에 이어 이번 2분기에도 347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어요. 지난해 전 직원 연봉을 인상하며 인건비가 크게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고 하죠. 지난해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던 네이버·카카오 등도 예년 수준으로 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비한 인건비 절감에 나섰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발자 채용 시장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유명 기업에서는 주로 신입 채용 규모를 줄이는 대신 빠르게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확보에 집중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요. 개발자 붐으로 인해 신입 개발자로 취업하려는 사람들은 많이 늘었지만, 실력 있는 미들~시니어 레벨 개발자들이 현장에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는 데 대한 방증인 셈이죠.
물론, 역으로 이 시기에 공격적으로 채용에 나서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SSG닷컴은 ‘테크 루키’ 신입 개발자 채용 소식을 알렸어요. 경력직이 아닌, 신입 개발자 수시 채용은 처음이었던 만큼 이커머스 업계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SSG닷컴의 의도를 엿볼 수 있죠.
2022년 상반기 진행된 SSG.COM 테크 루키 신입 개발자 채용. ⓒSSG.COM
갑작스레 움츠린 취업 시장에 발을 동동 구르는 신입 개발자 취업 준비생들이 늘고 있는 요즘입니다.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까지 이어져온 개발자 채용 경쟁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의 전철을 밟게 될까요? 아니면 다른 양상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지기 마련인데요. 어떤 선택지도 확실한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이죠. 다만 이럴 때일수록 나의 커리어에 투자해보는 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해보고 싶습니다. 비록 우리의 앞날은 알 수 없지만 스스로 높인 가치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산이자 든든한 생존 전략이 되어줄 테니까요. 위기는 기회의 또다른 이름이 아닐까요? 치열하게 커리어를 고민하고 계실 여러분의 내일에 행운이 깃들기를, 함께 배우고 나누고 성장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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