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컴퓨터 공학 이야기 (4) — orthogonal

앞 주제에 말씀을 주셨던 민상렬 교수님께서 전공 수업 시간에 하나씩 단어를 이야기해 주셨는데, 기억에는 하나 더 남아 있다. 처음 듣는 단어들이어서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고, 서울 생활을 처음 하던 지방 출신인 나에게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소식의 연속이었다. 그 단어들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그 즈음에 들려 주셨던 컴퓨터 세상에서 breakthrough 두가지 이야기들부터. 인터넷이 (거의) 없던 시절에 학회지와 각종 뉴스와 잡지들을 통해 정보들이 유통되던 시기였던 걸 생각하면 대단하다 싶다.

Deep Thought or ChessMachine or Socrates 2?

처음으로 기억나는 breakthrough 는 드디어 컴퓨터가 세계 챔피언과 대등한 수준으로 체스를 두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였다. Wikipedia 로 기억을 돌아 보니 Deep Blue 가 인간을 정복한 건 1996년 정도였다고 하니까 그 전에 경쟁하던 체스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다. 자료 상으로는 Deep Thought, ChessMachine, Socrates 2 등이 당시 선수들이었다고 한다. 교수님 말씀으로 당시 선수로 참여하던 사람의 머리가 물리적으로 터졌다고 하셔서 ‘에이… 너무하시네…’ 라는 이야기들을 수업시간에 했었더랬다.

우리는 지금 알파고 이후의 다른 세대에 살지만, 당시 많이 무시했던 기억도 잠깐… 체스는 모르지만, 이후 금방 장기 세상에서 바다장기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고, 동네에서 장기 좀 둔다 했던 나도 바다장기에게 한 번도 제대로 이겨 본 적이 없었고, 그래도 바둑은 아직 하며 1단 정도 되었던 걸로 은별이라는 프로그램과 잘 지내다가 알파고 이후의 허탈해 하며 씁쓸한 기억들도 있다.

Whole body image scan

미국에서 사형수들의 동의를 받아 조밀한 body scan image 를 처음으로 모으는 일이 벌어졌다 했다. ( bard와 chatgpt가 소개를 해 주는데… 원본이 없어 믿을 수가 없긴 하다.. ) 개인적으로는 의학에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꽤 뒤늦게 알게 된 별별 곳에 쓰이는군의 깨달음을 얻게 해 준 뉴스였다.

ChatGPT가 알려 주는 이야기… 뉴스 링크라도 걸려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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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덕에 업데이트 되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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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thogonal

원래의 주제로 돌아와서, 교수님께서 말씀 주셨던 이후 커리어를 관통할 두번째 단어는 orthogonal . 한국어 번역은 ‘직교하는’ 의 의미이고, 당연하게도 처음 들어 본 단어였다. 직설적인 번역은 서로 상관 없는, 독립적인 등의 것이었는데, 이후 선형대수, ML/AI 등에서 벡터를 심각하게 보게 될 때 또 등장하게 되는 개념이었다. 앞의 trade-off 는 engineering 을 나타내는 대표 단어라고 한다고 하면 이 단어는 이론적인 접근을 하게 될 때 증명과 설득을 쉽게 해 주는 연구자로서의 방법론이라 이해하고 있다.

최근에는 AI/ML 관련 강의 준비하면서 행렬과 vector 를 만났을 때 불편함과 Matrix Factorization 같은 걸로 잘려 나간 이후의 것들에 대한 정리들을 하면서 다시 기억을 더듬게 되었다. 구체적인 사례들로 아직 100% 마음 깊이 받아들이지 못해서 계속 배워 나가고 있는 개념이고, 주로 연구와 논문 그곳에서 일어나는 가설, 검증, 믿을만한 방법론 등을 풀어 나갈 때 연관이 없는 것을 끊어 내게 만드는 데 많이 필요했었다.

삼라만상 별별 데이터들이 실전에서 칼같이 나눠지겠냐마는, 그걸 증명해 가면서 차원을 낮추어 가는 방법으로, 서로 관련 없는 것들을 떼어 낼 때 많이 썼던 방법론이겠고, 잘라낸 이후의 것들이 2–3차원이면 그래도 눈과 머리로도 이해가 될 수 있었다. 3차원으로 나타낼 수 있는 무언가들을 생각할 때 작은 우주가 그려지는 그림에서 orthogonal 이 증명되어 1,2차원으로 뭔가 잘려 나갈 때 희열이 있었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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