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터뷰 #6] 본질을 탐구하며 커리어를 직접 만들어나가는 "리틀리" 창업자 임주일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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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직무와 직군 사람들의 성장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빈티지한 상수역 카페에서 주일님을 만났습니다.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프로필 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올인원 웹 빌더 서비스, "리틀리"를 알고 계시나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리틀리" 를 운영하는 모두업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 임주일 님을 만났습니다.
대학원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전통적인 마케팅 대기업을 거쳐 IT 스타트업 창업까지 — 어떻게 보면 독특하고, 또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워 보이는 그의 여정을 따라가며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어요. 무엇보다, 어떤 질문이든 그 질문의 본질 속으로 즉시 파고들어가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커리어’나 ‘성장’이라는 단어 자체를 너무 거창하게 바라보진 않았을까? 일과 커리어가 불안한 시대지만, 주일님처럼 일을 더 유연하고 자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Editor 테디
Intro.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일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 편하게 물어봤는데요. 시작부터 솔직하게 일을 대하는 근본적인 전제부터 답해주셨어요. "살기 위해 일하지, 일하기 위해 살지 않는다." 라는 답변이었습니다. 가볍게 시작하려는 의도가 무색하게 순식간에 깊은 곳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가볍게 시작하자면 요즘 뭔가 일적으로 하고 있는 고민 같은 건 있으신가요?"
"근데 그전에 테디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요??"
"제가 할 질문이긴 한데..."
"이것부터 먼저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일에 대한 기본적인 전제가 ‘살기 위해 일하지, 일하기 위해 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더 잘 살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늘 고민해요. 그래서 일은 제게 ‘잘 살기 위한 수단’이죠. 수단이라고 해서 가볍게 보진 않아요. 인생의 많은 시간은 일에 쓰게 되니까 가능하다면 나에게 맞는 재능이나 역량을 활용해서 재미와 의미까지 찾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걸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도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일’은 ‘잘 살기 위한 수단’이고, 그 자체로 의미도 있지만 행복과 재미, 영향력까지 만들어주길 바란다는 말씀이네요. 그럼 요즘은 어떤 고민을 주로 하세요?”
“지금 운영 중인 프로덕트의 확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기술 부채가 쌓여있거든요. 전체를 리뉴얼해야 할까, 아니면 고객이 불편을 크게 느끼지 않는 한 유지할까 고민 중이죠. 사내 리소스는 한정적인데, 리뉴얼에 많은 리소스를 쓸 것인가, 아니면 수익화를 좀 더 극대화한 뒤 진행할 것인가도 고민이고요. 혹시 괜히 건드렸다가 고객 만족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어요. ‘진짜 프로덕트 리뉴얼이 필요한가? 이것이 나와 팀의 자기만족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줄타기하고 있죠. 너무 구체적인 고민이었나요...?"
“난제를 겪고 계시네요. 정말 대표님다운 고민인 것 같아요 ㅋㅋㅋ 그럼 다시 돌아와서 오늘 주일님의 '커리어' 이야기는 어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저는 교수의 길을 고민하던 석사생 시절부터, 광고 회사PM(대기업 마케팅팀) 그리고 IT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밟았거든요. 한 분야만 쭉 판 게 아니라 ‘기획’이라는 큰 줄기는 유지하되 도메인을 여러 번 바꿔왔어요. 그래서 ‘새로운 커리어 도메인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제 이야기가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Part 1. "대학원에서 광고회사, 그리고 IT업계로"
각각의 장소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해왔을까? 어떤 계기가 있어서 도메인이 바뀐 걸까?가 궁금했었는데요. 돌아오는 답변은 예상과 전혀 달랐습니다. 직업이나 일의 변화보단 사고방식의 전환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본질을 짚어가는 답변을 해주시더라고요. 일이라는 행위 자체보다는 시스템과 사고방식의 관점에서 답해주신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대학원 시절과 광고 회사 시절 : 학계와 광고업계의 사고 방식>
“대학원에서는 무슨 연구를 하셨나요?”
“연구 주제 자체보다는, 대학원이라는 곳에서 ‘논문을 쓰는 법’을 배웠다고 보는 게 좋아요. 논문의 기본 형식인 서론-가설-데이터분석-결과 분석하는 이 양식을 배운거죠. 이때 아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요. 내 주장을 1%만 담고, 나머지 99%는 앞서 연구한 사람들의 이론과 검증 결과를 인용하는 게 학계 스타일이에요.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검증에 검증을 거듭해도 맞았을 때만 조심스럽게 결론을 낸다’—이런 사고방식을 배우는 시간이었죠. 연구 주제가 마케팅이었기 때문에 우연히 후배의 제안으로 광고회사에 취업하게 된거고요.
“광고 회사에서는 무엇을 하셨나요?”
이노션에서 6년을 다녔고, 그 중 5년은 광고 마케팅 PM이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신차가 출시되면 그 광고 캠페인 전체를 기획하고, 광고주를 설득하고, TV나 디지털 콘텐츠 제작, 미디어 집행, 결과 보고까지 전부 매니지먼트했죠. 대개 캠페인 단위로 시작과 끝이 명확하고, 동시에 여러 광고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됩니다.”
“대학원과 광고회사는 어떻게 다르던가요?”
“대학원에서 배운 건 ‘근거 중심의 정확한 접근’이었지만, 광고회사의 언어는 ‘주장’이었어요. 주장을 잘하는 것이 힘이 되는 곳이었어요. ‘일단 너의 주장대로 기획해봐. 그리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결과를 만들어서 ‘네가 맞았다’를 증명해.’ 이런 식이었죠. 답이 정해져 있는 분야가 아니다보니 크리에이티브도, 인사이트도, 누가 더 세게 , 더 많이 주장하고 실행해 결과를 내느냐가 관건이었어요.”
"뭔가 일 자체보다는 일을 대하는 관점을 중심으로 설명해주셔서 재밌는 것 같아요."
"네 이게 주제가 마케팅인 것 맞는데 결국 아카데믹 도메인(학계)에서 이후 광고회사라는 산업 도메인, 또 다시 IT 도메인으로 넘어오게 된 셈이죠. 저는 이렇게 도메인이 많이 바뀐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내벤처, 그리고 IT 창업으로 전환한 이유>
“광고회사에서 잘 적응하시다가, 어떻게 IT업계 창업으로 가시게 됐나요?”
“회사에서 사내벤처 경진대회가 열렸고, 거기에 아이디어를 내서 몇 차례 내부 경쟁을 뚫고 선정되었어요. 사내벤처로 2년 동안 새로운 비즈니스를 테스트 해볼 수 있었죠. 원래 광고 에이전시에서 느꼈던 한계를 해결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광고 에이전시에서의 한계요?"
"전통적인 에이전시 구조는 클라이언트가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더 많은 인적 리소스가 필요해지는 시스템이예요. 그러다보니 비즈니스가 성장할수록 사람이 부족해지고, 건강하게 일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는 구조였어요. 저는 이런 구조적 한계가 아쉬웠죠. 그래서 이걸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동작하고, 사람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IT업계라고 판단했어요.”
"그런식으로 IT업계 창업을 하게 되셨다니... 어떤 창업 아이템이나 아이디어 보단 기존 시스템의 문제를 찾아보다가 소프트웨어를 생각하신 거네요?"
"아이템보다도 이 문제 인식이 먼저였죠. 그래서 저희 회사 이름이 모두업인데, 모두를 업시키자 이런 생각으로 지은거예요. ‘모두’ 이니까 당연히 직원들도 포함돼요. 그러니까 저는 직원이 일하기 좋은 회사가 먼저라고 생각했고 그 회사가 IT 회사일 것이다 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에이전시도 에이전시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물론 있지만 이런 한계도 분명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한계를 느껴서 IT를 한 것 같아요. 에이전시의 반대는 IT다 이렇게 생각한거죠. 사람 중심의 에이전시에서 정 반대인 시스템 중심의 IT 회사로."
“아 그럼 혹시 사내벤처 땐 어떤 서비스를 만드셨나요?”
“처음엔 ‘소상공인을 위한 광고 솔루션’을 만들었는데, 지금의 아드리엘과 비슷한 모델이었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런데 디지털 매체사와 에이전시 수익 구조가 계속 바뀌면서 이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찾기가 힘들어지더라고요.
또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광고에 크게 투자하기 어려운 점도 컸고요. 그래서 2년의 시행착오 끝에 사내벤처 프로젝트를 접고 독립해서 새로 만든 게 현재의 ‘리틀리’라는 서비스예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리틀리를 소개하는 주일님.
Part 2. 도메인 전환 과정은 어땠을까?
커리어 전환 과정에서의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깊고 방대한 지식보다는 “도메인에 대한 감을 파악하는 것”에 있었다고 합니다. 소비자로서 쌓아온 경험과 지금까지의 배움을 통해 쌓아온 것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한 새로운 배움에 대한 자신감도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두려움이나 후회보다는 오히려 자유로움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에이전시와 IT는 정반대잖아요. 용어도 다를거고, 시장 특성도 다를거고, 일하는 방식이나 관점도 다를텐데 그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으셨나요? 대학원, 광고회사, IT 창업까지 도메인을 크게 세 번 바꾸신거잖아요.”
“IT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긴 했죠 ㅋㅋ 막 유튜브에서 생활코딩도 좀 봤었던 것 같고..."
"직접 코딩도 공부하셨어요??"
"사실 딥하게는 못하죠. 대신 큰 원리를 이해하고 대충 이런식으로 돌아가겠구나 깨닫는 걸 좀 좋아해요. 그래서 막 직접 코딩하고 프로그래밍하고 이런 걸 하기보단 코딩에 대한 지식과 관련된 책들을 몇권 빌려서 뚝딱 읽고 그랬어요. 그리고 애플 스위프트 이런 것도 혼자 공부해보고, 크몽 같은 곳에서 개발자를 구해서 직접 앱도 만들어보고 코딩이라는게 이런 식으로 객체 지향적으로 돌아가는 거고 아 이게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세계구나 라고 저는 그런 학습 자료도 보고 직접 실행해보면서 감을 잡았던 것 같아요."
"막 어떤 구체적인 지식을 익힌다기보단 ‘도메인에 대한 감’ 을 익혔던 것 같아요. 저는 이 감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냥 뭐 코딩 쳐보고, 코드 읽어보고, 언어 이것저것 알아보고… 근데 저는 IT가 그렇게 멀지 않다고 생각한 게 뭐냐면 저희가 소프트웨어를 쓰잖아요. 제가 이용자였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멀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사실은 엄청 감춰진 영역은 아니라 적어도 절반은 아는 거죠. 소비자로서의 경험이 있으니까."
“그럼 그 과정에서 새로운 도구나 기술을 접할 때 주일님은 어떤 태도를 가지시나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몰아서 배우는 편이에요. 일주일이면 일주일, 한 달이면 한 달 딱 기간을 정해서요. 다만 ‘유행하니까 당장 배워야 해!’ 하는 식의 조급증은 없어요. 지금 내 상황에서 꼭 필요한지 먼저 생각하고, 필요하다 싶을 때 확 몰아서 공부하는 것 같아요.”
“도메인 전환이나 창업하면서 후회되거나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나요? 지금까지 해온 걸 포기해야하기도 하고, 주변에서도 걱정하지 않았을까...”
“힘든 적은 많았지만, 후회는 별로 없었어요. 저는 늘 무작정 뛰어들기보다 합리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도전하는 편이에요. 사내벤처로 2년간 월급을 받으면서 사업을 한거니까 안정적으로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경험을 자양분 삼아 독립한 거죠. 창업하는 과정에서 말이 많긴했죠. 대기업 나오는거긴 하니까. 이거 망하면 다시 취업되냐 뭐 이런 이야기. 근데 솔직히 커리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어느 회사든 가서 일하면되지 뭐 이런 생각. 그렇게 막상 창업을 해보니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다 사라지더라고요."
"저는 기존의 배움 중에 쓸데 없는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전에 했던 걸 자양분 삼아서 다음 단계로 가지, 막 갑자기 단절시키고 변화하거나 이런식으로 막 한 방을 노리지 않아요. 다 점진적으로 가는 것 같아요.
한방에 홈런 날릴 생각이나 한 번에 막 인생을 변화시킬 생각이나 한 번에 다른 길을 찾는 이런거는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더해서 저는 도메인이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은 편인 것 같아요, 새로운 걸 배우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문/이과 그냥 사회가 정해놓은 거고 미켈란젤로 같은 사람도 엄청난 수학가이자 예술가이자 발명가였잖아요. 오히려 그걸 동시에 못 배우게 하는 게 저는 더 문제라고 생각해요. 암튼 그래서 좀 변화의 시기가 올 때마다 새로운 도메인으로 기존 지식을 잘 지키면서 나를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긴해요."
Part 3. '대표' 라는 직무와 커리어에 대해서
“커리어 고민이 사라졌다.” 이 말이 유독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런 표현 자체가 낯설었고, 당연히 은퇴 후에도 커리어 고민은 계속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커리어는 나와 맞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주일님의 관점을 접하며, 오히려 커리어를 더 자유롭고 가벼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뭔가 홀가분하면서도 독립적인(?) 시선으로요.
“‘창업 하자마자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사라졌다’고 하신 말씀이 흥미로웠어요. 그건 무슨 의미였을까요?”
“누구나 주어진 직무를 맡게 되면 일정한 역할 범위 내에서 일을 해야 하잖아요. 하지만 대표(CEO)는 내가 할 일을 스스로 정할 수 있어요. 제품부터 인사, 조직문화까지 전부 손 댈 수 있죠. 이게 저한테 잘 맞더라고요. 예를 들면 자동차 광고를 하려고 해요. 근데 광고가 문제가 아니라 제품이 문제인 것 같은데? 나 같으면 제품을 이렇게 만들 것 같은데? 가격을 이렇게 할 것 같은데? 이걸 다 같이 만져야 최적의 시너지가 나는 건데 다 따로 만지잖아요. 대표가 되면 이걸 다 동시에 할 수 있어요. 이걸 할 수 있는건 커리어라는 건 대표 밖에 없잖아요. 사업의 모든 영역에 손을 댈 수 있는 커리어는 대표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이 직무가 나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총괄하는 직무. "
“대표가 직무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해본 것 같아요."
"대표도 단지 하나의 직업이고, 우리나라에 CEO라는 직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적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교수처럼 가르치는 게 적성이라고 생각했는데, 광고회사를 거치고 IT업계를 경험하고 보니 ‘대표’ 직무가 제 역량에 더 맞는 것 같더라고요. 또 설령 창업이 아니어도, 고용된 CEO가 될 수도 있으니 커리어가 훨씬 유연해졌다는 느낌이고요.
"또 누가 나를 채용하지 않아도, 내가 회사를 만들면 된다는 자유로움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커리어를 위해 내 삶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이에요. 스스로 커리어를 ‘창조’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렇다면 ‘커리어’란 주일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커리어는 ‘나와 맞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재능을 가장 잘 발휘하고,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과정을 더듬어가는 거죠. 저는 운 좋게도 여러 분야를 거치면서 조금씩 도메인을 옮겨왔고, 그 결과 지금 대표라는 자리에서 꽤 잘 맞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Part 4. ‘성장은 그냥 재밌는 거예요. 그 이상은 잘 모르겠어요.’
이번엔 성장에 대해 물어봤어요. 주일님은 '성장'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 오래 고민하시더라고요. 생각을 더 해보시겠다며 쉼없이 흘러가던 인터뷰가 5분정도 멈추기도 했었습니다. 말하면서도 계속 확답을 못하고 혼잣말도 하시다가,
갑자기 "그냥 성장은 재밌는 것 같아요. '성장하는 재미' 딱 그정도." 라는 가볍고(?) 깊은 답변이 나왔습니다.
성장에 대해 고민중
“이번 인터뷰의 또 다른 테마가 ‘성장’인데요. 주일님은 성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평생 ‘성장’이라는 단어를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대신 ‘성숙’이라는 표현은 종종 떠올리곤 했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 성장’을 엄청나게 강조하고 있더라고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성장’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커리어를 고민하는 분들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다고 하고요.
개인적으로 ‘성장은 따라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운동을 하다 보면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내게 맞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저절로 생기는 부수적인 성취랄까요. ‘성장’ 자체가 목표가 되기보다는, 재미나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현상이라고 봐요.”
“동의합니다.”
"최민식 배우가 이번에 인터뷰한 거 봤는데, 누가 “최민식씨, 너무 대단합니다 멋집니다 존경합니다” 그랬더니 최민식 배우가 “자꾸 그렇게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시는데 저는 그냥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겁니다.” 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비슷하게 그냥 성실하게 눈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거지 뭔가 성장을 위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성장은 그냥 후행 지표지… 생각 안해본 주제라 계속 궁금한 것 같아요. 사람들은 왜 성장하고 싶어할까요?"
"우리 사회에서 성장이라는 단어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걸까?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이 정도 아닐까요? 성장하는 과정이 재밌다면 좋은 거 아닐까요? 아 그러네요. 그냥 저한테 성장은 재밌는 것 같아요. '성장하는 재미' 딱 그정도. 그 이상은 아닌 것 같아요."
"오 재밌는 대답이네요. 성장은 그냥 재밌는거다!"
"그냥 막 같이 하는데 잘 돼. 그럼 재밌잖아요. 그러니까 성장하는 재미가 있는 거죠. '우리 더 재밌게 일하기 위해 성장하자.' 이정도 인 것 같아요. 정체돼 있으면 지루하고 약간 도태되는 느낌이 드는데 성장은 재밌으니까요. 근데 그 이상은 잘 모르겠네요. 잘될 때 느끼는 즐거움, 저는 그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게 좋다고 봐요. ‘우리가 성장 중이구나. 재밌네.’ 이렇게”
"어쨌든 저는 ‘성장은 결과이지, 목적은 아니다’라는 쪽입니다. 그럼에도, 회사 차원에서 ‘성장’이라는 지표를 보는 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죠. 매출이든 사용자 지표든,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성장을 말할 때도 많으니. 그런데 그게 개인의 삶 전부가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에요."
Outro. 대표로서의 목표와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리틀리 대표로서,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오 저 그런 질문 진짜 끊임없이 받았었어요 ㅋㅋㅋ. 사실 ‘IPO가 목표다’ ‘매출 몇 백억, 몇 천억이 목표다’라는 말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한 번도 대답한 적이 없어요. 다 그냥 모르겠다고 답했었는데 최근에 대표로서 목표를 세웠습니다."
"창업자로서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 목표예요."
"나에게 투자한 사람들에게 투자수익을 돌려주고, 팀원들에게 ‘경력적·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며, 우리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동시에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순환적 가치 창출을 지향하자는 거죠.요약하자면,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보답하는 마무리를 하고 싶어요.”
“자기 재능을 찾고 싶은 사람, 혹은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는 분들도 많아요. 조언할 방법이 있을까요?”
“결국 ‘나 스스로 뭘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를 찾아가는 건 아주 개인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여러 시도를 하는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막상 ‘여러 가지 해봐’라는 말이 불친절할 수 있어요. ‘도대체 뭘 시작해야 하는지’ 자체가 막막하니까요.
그럴 때일수록 너무 비교당하는 SNS나, 정보의 홍수에서 잠시 벗어나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진짜 내가 궁금한 게 뭔지 고민한 뒤, 관련된 책이나 강의를 집중적으로 들으며 ‘감’을 익혀보는 거죠. 어차피 나한테 꼭 맞는 길은 내가 직접 발로 뛰면서 찾아야 하니까요.”
이번 인터뷰는 어떻게 읽으셨나요?
앞으로도 in터뷰는 "일, 커리어, 성장" 이라는 테마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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