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프로그래밍 하는 기초 자료구조/알고리즘(C++)

수업 노트가 필요한 이유

요즘은 유튜브나 다양한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강의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클릭 한 번이면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고, 마치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분명 인강은 유용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 유용함에 기대어, 학습의 본질을 잊고 지나치곤 합니다. 인강보다는 책을 중심으로 학습하는 것이 왜 더 깊이 있는 실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지, 그 이유를 차분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책은 학습자에게 능동적인 태도를 요구합니다. 인강은 보기만 해도 수업이 흘러갑니다. 화면과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본 것 같기는 한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반면 책은 다릅니다. 글자를 읽고, 이해하고, 스스로 정리해야 하므로, 뇌가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다시 말해, 책을 통해 공부하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자기 손으로 재구성해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은 학습자의 페이스에 맞춘 속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인강은 강사의 속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해가 충분하지 않아도 강의는 계속 진행되고, 반대로 이해가 다 되었는데도 같은 설명을 반복해서 듣게 되기도 합니다. 책은 모르는 부분은 여러 번 읽고, 아는 부분은 빠르게 넘길 수 있어 효율적인 학습 흐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공부하면 중요한 내용을 스스로 판단하고 요약하는 힘도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인강은 강사가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라고 직접 강조해주지만, 책은 그러한 안내가 적은 대신, 학습자가 스스로 핵심을 파악하고 메모하거나 구조화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력과 정보 구조화 능력이 자연스럽게 훈련됩니다.

더불어 책은 정보 탐색과 개념 연결의 능력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이 개념은 앞에서 봤던 내용과 연결되네?” 하는 순간이 생깁니다. 책에는 하이퍼링크가 없기 때문에, 목차나 인덱스를 활용해 관련된 내용을 스스로 찾아야 하며, 이러한 과정이 지식 간의 연결성을 스스로 구축하게 해줍니다. 이는 단순 암기를 넘어선, 개념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진짜 학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물론 인강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인강은 개념의 흐름을 빠르게 잡거나,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용 도구로 매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그 유용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인강은 밑그림, 책은 조각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밑그림만으로는 조각상을 완성할 수 없습니다. 결국에는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고, 정리하며,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진짜 실력이 만들어집니다.

인강은 시작이고, 문서정리(책)은 완성입니다. 진정한 공부는 누군가가 설명해주는 것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고, 정리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모든 여정의 중심에는, 여전히 책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