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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산업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제가 저번 학기 환경디자인 수업에 '거리두기를 위한 한강공원 어플리케이션'을 디자인 한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단계가 높아진다고 오픈 스페이스인 한강공원을 폐쇄할 것이 아니라 근린 시설들을 예약제로 돌려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사용하자는 것이 그 아이디어였는데요.
한강공원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시설이다보니 어떤 계층을 타겟으로 퍼소나를 만들어야할지 모르겠어서 20~50대까지의 모든 성별의 퍼소나를 만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집단이 대표성을 띄기에는 너무 골고루 잘 이용하더라구요. 이럴때에는 퍼소나를 어떻게 사용해야될까요? 그래도 사회생활이 가장 활발하며 한강 이용을 제일 많이 '할 것 같은' 30대 여성을 직관으로 선정하긴 했는데... 이런 식으로 해도 괜찮은 걸까요?
답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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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퍼소나를 만드는 목적은 내가 타겟으로 하는 사용자의 니즈를 집중적으로 공략하여 결과적으로 가설을 검증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가설은 사용자, 문제, 그리고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만들어 사용자 테스트를 하거나 런칭하여 정량적인 데이터를 얻기 전까지는 내가 설정한 사용자, 문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해결책 모두 가설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런칭 등을 통해 검증을 해보니,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해결책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으며, 공략해야 할 사용자가 잘못 설정이 된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퍼소나는 내가 타겟으로 하는 사용자를 정의내린 것이며 퍼소나 역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제품을 검증함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퍼소나를 처음 설정할 때에는 몇가지 데이터가 있을 경우, 이를 토대로 만들 수도 있고, 내가 일단 선정하고 싶은 타겟군을 임의로 선정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빠른 실행력을 바탕으로 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해결책(프로토타입, 또는 출시를 통한 제품)을 만들어 유효성을 검증하는 것에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서비스의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한 성격이 있는 만큼 사용자층이 광범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특정 사용자 층을 먼저 선정하여 퍼소나로 만든 후 디자인 프로세스를 거쳐 검증을 해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퍼소나를 만든다는 것은 특정 사용자층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그것도 아주 "뾰족하게" 만드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계속해서 실험하고 검증하면서 정말로 도움이 되는 (뾰족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하다보면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그저그런 솔루션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BLM NT님의 '거리두기를 위한 한강 공원 앱'에 대해서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요. 디자인 씽킹의 5단계 중 공감 및 정의 단계를 거친 후 해당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또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나왔는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만약 공감 및 정의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면, 이를 거쳐본 후 아이디어를 다시 내보는 것도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 조사를 앞단에서 먼저 하게 되면 그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그들이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더 깊게 이해한 후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사용자에게 실제로 필요로 한 것일지 조금 더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사용자에 대한 정의와 그들이 겪는 문제 찾기를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삼는 만큼 특정 타겟군을 선정하는 퍼소나를 더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타겟 사용자에 대한 선정과 사용자 조사가 생략된 상태에서 아이디어를 먼저 내면 말씀하신 바와 같이 누구를 통해 검증해야 할지 애매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검증을 한다고 했는데 이게 정말 100% 검증이 된 걸까 의구심이 생길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현재는 세계적인 서비스가 된 에어비앤비에 대한 사례를 공유드립니다. 에어비앤비는 사업 초창기에 멘토였던 와이콤비네이터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입니다)의 폴 그레이엄으로부터 "100만명이 좋아하는 서비스가 아닌 100명이 사랑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요. 이 충고를 새겨들었던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들은 사용자들을 직접 만나고, 호스트였던 사용자들의 숙소에 찾아가기도 하면서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이는 그들의 경쟁 회사들로부터 그들을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의 팬이 된 사용자들은 에어비앤비에 대해 입소문을 내서 많은 홍보가 되었구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조금 두서가 없었던 점 양해 부탁드려요^^;;
혹시 잘 이해가 안 되시거나 추가적으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주세요.
이 질문 채널을 통해 말씀주셔도 되고, 카톡 1:1 오픈 챗을 통해 개인적으로 문의를 주셔도 좋습니다.
그러면 좋은 하루 되세요!
다시 한번 좋은 질문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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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드립니다.
네, 정말 좋은 포인트를 짚어주신 것 같습니다. 20-30대에 응답자분들이 편성되어 있었다면,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사한 군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더욱 유효할 것 같아요.
그리고 여러 계층이 이용할 거라고 생각하는 서비스를 기획/디자인하더라도 퍼소나를 최대한 좁혀서 집중적으로 테스트해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첫번째 이유는 더 뾰족한 해결책을 내기 위함이에요. 에어비앤비 사례처럼 소수의 사람들이라도 아주 만족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우리는 한번에 모든 것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10가지 종류의 퍼소나를 위해 각각 10가지 문제를 찾았고, 각각의 문제에 대해 10가지의 해결책을 생각해봤다고 가정을 해볼게요. 그러면 벌써 검증해야 할 총 해결책이 1,000가지나 나오게 됩니다. 한번에 이 많은 것을 검증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 우선순위에 따라 아무래도 1개 내지는 적은 아이템 먼저 검증을 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제가 실무에서 일을 할 때에도 실제로 앱/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10-60대, 남녀노소 모두 사용하더라도 일단 특정 타겟층부터 정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에 대해 실험/검증을 할 때에 효과적이었어요. 특정 타겟층을 정해 놓으면 실험 결과가 해당 층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조금 더 객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특정 타겟층이 없다면 실험의 결과가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거라고 쉽사리 일반화할 수 없더라구요.
그리고 제 경험과 알게 된 지식으로 바탕으로 말씀을 드리는 것이니 상황에 따라 꼭 정답이 아닐 수 있는 점 참고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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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및 이해하기는 조금 미진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사용자 리서치로, 구글 폼을 이용하여
'코로나 이전, 이후의 한강사용실태와 코로나 이후의
한강 이용경험에 대한 불안한 정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작성하여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실제 현장조사로 한강 공원을 이용하면서 느낀 인사이트도 수집하였고,
지인을 이용하여 비디오 에스노 그라피도 실행하였습니다.
그런데 맹점은 저희가 설문조사를 뿌린 대상이 제 또래인 20-30세대에 편중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설문을 공고했던 곳이 거의 지인,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였기 때문이죠.
하여튼 지금 생각해보면 고민할 문제도 아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쌓인 정보와 응답이 어차피 20-30대에 편중되어 있으면
그들에 맞춘 서비스를 디자인 할 수 밖에 없으며, 그들에게 더욱 집중했어야 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종종 다른 세대들도 모두 포용하는 서비스를 만드려고 하면서 본질이 흐려진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점을 보면 '목표 설정'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이 드네요.
매우 명확하게 이해가 되는 설명이었습니다!
역시 여러 계층이 이용하는 서비스라 해도 한 타겟층만 선정하여 페르소나를 작성하는게 맞았군요..
에어비앤비의 사례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좋은 답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D